이진숙 교수 인터뷰, ‘치매 머니’ 뜯기지 않게…국가가 생활비 준다
같은 팔찌를 나눠 찬 사람들— 겉보기엔 놀이동산 팔찌 같죠?
사실 이 팔찌는 치매 어르신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치매 안심 팔찌입니다.
기억은 서서히 흐려지고, 판단은 점점 더 희미해지는 치매.
익숙했던 길이나 늘 반복하던 일상이 낯설어지기도 하는데요.
[50대 치매 환자/KBS 뉴스/지난 2월 : "어떤 때는 (지갑을) 놓고 나올 때가 있어요. 그때부터 이제 땀이 줄줄 흐르면서 막 찾고…."]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
이들이 가진 재산, 이른바 '치매 머니'가 올해 180조 원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5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박인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KBS '더 보다'/지난해 8월 :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지금 은퇴하는 시기가 되었고, 연세가 올라갈수록 치매 환자가 늘어나게 되거든요. 큰 규모의 재산들이 사장되는 이런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문제는 이 치매 머니를 노리는 치매 머니 사냥꾼입니다.
[KBS 뉴스/2023년 4월 : "치매 노인을 속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자칫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 보니 치매 환자의 자산 관리가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사자 역시 상태가 나빠질 경우 재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큰데요.
[70대 치매 환자/KBS 뉴스/지난 2월 : "동생에게 그거(재산 관리)를 해 달라고는 했지만 될지 안 될지는… 나이가 이제 드니까."]
이 같은 상황에, 국민연금공단이 새로운 해법을 내놨습니다.
치매 환자나 후견인과 신탁계약을 맺고 자산을 관리하는 대신 병원비와 생활비 등을 지급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이진숙/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KBS 뉴스/지난해 12월 : "상담에서부터 관련된 성년 후견인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그런 연계, 사례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 이런 것들을 쭉 이어 나가기 위한…."]
현금과 채권,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을 최대 10억 원까지 맡길 수 있죠.
[은성호/보건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지난 2월) : "무료가 원칙이지만, 고액 자산가라면 실비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와 요양비, 용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관리하는 건데요.
만약 계획에 없던 돈을 쓸 일이 생기거나, 계약을 중도 해지하려 할 때는 '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본인이 사망하면 남은 재산은 배우자 등 법정 상속인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신청은 본인이나 가족이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나 지사를 방문하면 가능합니다.
이 제도가 치매 환자의 소중한 재산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는 울타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기사 링크 :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42891&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