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진 교수 인터뷰, AI시대라지만…시각장애인에겐 여전히 ‘손끝의 문자’가 필요하다
◆일상 속 보급은 제자리…의약품마저도 표기 없어
그럼에도 점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은 여전히 낮다. 국립국어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국민의 점자 인식 및 점자 사용 환경 조사'를 보면, 점자가 일반 활자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 것으로 국가가 인정한 문자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률은 비시각장애인 44.8%, 시각장애인 60.4%에 그쳤다. 공공기관의 점자 문서 제공 의무 제도에 대한 인식률은 비시각장애인 24.6%, 시각장애인 34.8%로 더욱 낮았다.
무관심은 일상 속 점자 보급의 한계로 이어진다. AI나 음성 인식 기술로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도 충분히 보급되지 않아 더욱 문제다. 필수재마저도 표기가 제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 중인 완제의약품은 3만1천852개다. 이 중 0.12%인 39종에 대해서만 점자 표기 의무가 부과됐다. 약 포장지에 점자가 있어도 제품명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 성분, 복용 주기, 유통기한 등 구체적인 정보를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약 오남용 위험도 높아진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캔 음료, 컵라면 등에서는 점자를 비교적 찾아보기 쉽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제품을 선택하기에는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제품명 대신 '음료' '탄산' '라면' 등 포괄적인 단어로만 표기된 경우가 태반이다.
조한진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건 선택권을 갖기 어렵다는 것과 같다"며 "특히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인 만큼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에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제품은 점자를 의무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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