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난주 교수, [이로운넷현장] "의료·요양·돌봄 따로 움직여선 초고령사회 못 버틴다"…보건·복지 전달체계 전면 재편 제안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의료와 요양, 돌봄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기존 보건·복지 서비스 전달체계의 한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필요한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담당 기관과 신청 창구, 재원이 제각각인 탓에 정작 이용자가 서비스를 찾아 연결해야 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에 개별 사업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필요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통합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까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과 한국정책학회, 한국사회복지학회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제6회 인구포럼 '초고령사회 대응 보건·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재편 전략'을 열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보건·복지 전달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의 초점은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의료·요양·돌봄 제도를 어떻게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결할 것인지에 맞춰졌다.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한 사람이 의료와 장기요양, 일상생활 지원 등 여러 서비스를 함께 필요로 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보건·복지 서비스는 각기 다른 제도와 전달체계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신청과 자격 판정, 실제 서비스 이용까지 여러 기관을 거쳐야 한다. 특히 병원에서 퇴원한 고령자가 지역사회로 돌아온 뒤 의료와 요양, 돌봄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이용하려면 서로 다른 기관 사이의 연계가 필요하다.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과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시점에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3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본격 시행되면서 이러한 분절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통합돌봄은 고령자 등이 살던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다만 지역별 서비스 기반과 재정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실효성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배분, 재정 지원 방식, 현장의 서비스 조정 기능까지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중앙-지방정부 관계와 재원구조, 현장 전달체계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짚었다. 임채홍 안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초고령사회 중앙-지방정부 관계와 역할'을 주제로 정부 간 역할 재설계 방향을 제시했고, 이채정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건·복지 서비스의 재원구조와 사업수행체계 개편 방안을 다뤘다. 서동민 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케어매니지먼트 체계와 과제를 제시했다.
포럼에는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이석환 한국정책학회장, 이상은 한국사회복지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양난주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태은 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주하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정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이 초고령사회에 맞는 전달체계 구축 방향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