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교수, 장애인 종합조사 및 학대 의심 환경 관련 전문가 인터뷰

지난 8월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38시간가량 쇠사슬에 묶이는 등 학대당하다 숨진 배아무개군(11)의 장애 정도가 1년도 안 돼 급격히 나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용변 처리도 못 하게 될 정도로 악화했는데, 장애인 분야 전문가들은 “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조사 결과”라고 진단했다.
5일 한겨레는 국민연금공단이 배군을 대상으로 총 세 차례 진행한 장애인 종합조사 점수표를 김윤 의원실(더불어민주당)로부터 받아 분석했다. 이 조사는 장애인의 신체·정신 기능을 측정하는 것으로, 지적장애가 있던 배군은 2025년 10월 거주시설 입소를 위해, 2026년 5월과 6월에는 활동지원을 받기 위해 조사를 받았다.
그동안 배군은 장애 정도가 심한 아동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해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원에 1년간 입원하며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올해 3월부턴 아예 법적 취학 의무를 면제받아 ‘학교 밖 아동’이 됐다. 그런데 연금공단의 장애인 종합조사 결과를 보면 적어도 지난해 10월의 배군은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는, 평범한 아동에 가까웠다.광
당시 첫 조사에서 배군은 일상생활동작과 인지행동특성을 다룬 기능제한(X1) 영역에서 47점을 받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뜻인데, 기능제한 영역의 최고점은 414점이다. 아동이 장애유형별 거주시설에 들어가려면 110점, 중증 시설은 190점을 넘어야 한다. 47점을 받을 당시 배군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의미의 0점을 옷 갈아입기, 목욕하기, 구강 청결, 식사하기 등 다수 항목에서 받았다.
점수상으로 배군의 장애 정도가 나빠진 것은 올해 5월부터다. 지난해 조사에서 거주시설 입소 불가 판정을 받은 배군은 올해 활동지원 서비스를 위해 조사를 다시 받았는데, 지난 5월 기능제한 영역에서 89점이 나왔고 6월엔 182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8개월 만에 4배 가까이 올랐다. 시설 입소 기준의 반에도 못 미치던 배군의 점수가 단시간에 중증시설 입소 문턱까지 치솟은 것이다. 첫 조사 시점은 배군이 입원생활을 할 때이고, 올해 조사 시점은 퇴원 후 교회에서 지낼 때다.광광고
특히 화장실 사용 문항에서 점수 변화가 컸다. 2025년 10월엔 ‘대소변 처리 가능’이라는 특이사항 기재와 함께 0점이었는데 2026년 6월엔 최대점인 42점으로 급증했다. 실제 배군은 숨지기 전 기저귀를 찬 채 생활했다. 또 전화 사용, 물건 사기, 금전 관리, 대중교통 이용 등 문항도 지난해 첫 조사에선 10점 아래였는데, 올해 마지막엔 최고점인 12~24점으로 뛰었다.
장애인 복지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 배군의 장애인 종합조사 점수가 8개월 만에 크게 오른 것은 학대를 의심할 만한 지표라고 입을 모은다. 이동석 대구대 교수(장애인복지학)는 “걷기 점수(최대 54점)는 18점인데 화장실 사용이 최고점이라는 것은 (생리) 조절의 문제”라며 “5~6월 사이 극도로 불안한 환경이 조성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숨진 배군의 몸을 살폈던 서정호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팬티 라인 쪽으로 멍이 있었다”며 “생식기 손상 가능성도 있겠고, 화장실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는 추정이 든다”고 했다.
기사 원문: https://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1280934.html